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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의 권리; 사회계약론책 2014. 5. 31. 02:00
베토멘 교향곡 3번 2악장, 장송 행진곡이 구슬프게 들린다.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 했다는 소식을 들은 베토벤의 실의와 좌절이 담긴 이 곡이 어느때 보다도 더 구슬프게 가슴에 닿아 흔들린다. 민주공화국이라는 이름만 붙은 북쪽의 어떤 나라와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했다며 연일 자랑을 하던 남쪽의 어느 나라가 서로 달라보이지 않는다. 원리와 원칙, 개념과 철학이 없는 메아리들만이 울려퍼지고, 헌법이 보장하고 민주정체가 보장하는 시민의 권리는 묵살되며, 권력자의 보위를 각 개인 스스로가 책임지며 변호하는 모습이 심상치 않다. '다른 누구보다도 노예에 가까우면서도 자신들이 주인이라 믿고, 자신들이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누구보다도 노예라고 생각하는' 이들 앞에서 헌법에 적힌 각 조항들과 민주주의라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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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바라본 과학자의 모습과학 2014. 5. 24. 01:26
‘과학자도 사람이다’라는 말을 구태여 설명해야 하는 사회. 과학하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어 者자가 붙어 있음에도 사람임을 다시 한 번 지칭하는 동어반복. 그리고 동격을 지칭하는 ‘는’이 아닌, 이들 또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듯한 ‘도’로 서술되는 저 짧은 문장에서 우리 사회의 과학자에 대한 인식이 묻어 있으리라. 과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언제나 이렇게 서술되어 지는데, 문득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그렇다면 정말 사람들은 과학자란 단지 연구실에 앉아 연구만 하는 사람이나, 기술 개발의 도구로써의 기능인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과학을 전공하는 일부 대학생이나 연구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일반인은 중등교과과정 범위 내에서의 과학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인식하고 사고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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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에 대한 잡설사념 2014. 5. 21. 01:21
3년 전의 일이다. 친구들끼리 술자리에 앉으면 어김없이 대통령 후보감으로 안철수를 논하고, 토크콘서트 갔던 이야기에서부터, 안철수로부터 미래를 말하고, 또 어떤 친구는 안철수가 기성 정치에 물들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관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이야기가 무르익었을 즈음의 이야기다. 난 언제나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오면 모난 돌처럼 삐져나와 정신차리라는 말을 되풀이하곤 했다. 그 때 했던 이야기가 이런 이야기였다. 안철수라는 인물을 떠올렸을 때, 그와 함께 연상되는 대표적인 이미지를 뽑으라면 아마 청춘들의 멘토와 V3일 것이다. 이 부분에 동의를 한다면 우선 그가 만들었다는 V3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지금은 PC에 V3 lite나 알약이 하나씩 깔려있겠지만, 그보다 이전, 안철수가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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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도 인간이다; 과학 좌파책 2014. 5. 18. 20:42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어디서나 쇠사슬에 묶여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던 선취와 소유의 자유는 이제 가족과 집단, 단체, 국가라는 틀 속에서 제약되고, 금지되어 지며, 어떤 경우에는 인간 개인의 역할까지 부여하도록 만들어졌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 자유는 인간 본성의 결과이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며 인간 본성의 자유를 제약하고 또 금지하게 된데는 인간이 가장 우선해야하는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법을 통해 인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절도를 범죄 행위로 규정하며,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은 모두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적 합의인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 법의 제정과 집행, 범죄 행위의 규정과 분쟁의 조정 등의 사회적 역할은 누가 맡게 되는가? 사회는 이들을 합의를 통해 선출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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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정책의 민주화는 가능할까?과학 2014. 5. 5. 04:31
여름의 대 삼각형을 가르는 베가, 알타이르, 데니이브, 간신히 찾은 견우성. 저 빛들은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하고 밤 하늘의 빛으로부터 느꼈던 호기심과 경외로움, 그리고 같은 고민을 했을 선조들의 역사, 사상, 논리, 이론의 발생과 정립에서부터 우주와 생물을 넘나드는 다체로운 모험. 어릴적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 여행에 푹 빠지게 만들며 한참을 그 자리에 멈춰서서 읽게 만들었던 책 한 권이 바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였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개인의 인생의 방향을 바꾸거나 결정하게 해준 많은 책이나 사건, 말 등이 있을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나에게 왜 과학자의 길을 걷고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시에 읽었던 저 코스모스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코스모스를 접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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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강요된 사회에 산다는 것사념 2014. 5. 2. 09:22
최고존엄의 지지율이 50% 대를 상회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술집에서, 식당에서, 역에서, 버스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문득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되었다. 빨간약과 파란약을 한 손에 쥐고 무엇을 선택 할 것인지를 묻던 매트릭스 속의 한 장면을 보며 무엇을 느꼈는가?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을 떠올렸을 수도 있고, 장면의 비유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플라톤의 동굴 비유를 떠올렸을 수도, 어쩌면 이 둘 모두인 동굴 속에서의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를 떠올렸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결국 네오는 어떤 약이든 선택하기를 강요받지 않았는가. 자, 여기 배가 한 척 있다고 해보자. 선장은 선원들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세지만 나이가 연로하여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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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사념 2014. 4. 23. 21:36
‘정의는 재화를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와 억압에서 시작해야 하고, 누가 얼마를 가지느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불의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외침을 듣고 주의를 기울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Iris Marion Young, Justice and the Politics of Difference, 1990] 차갑다. 서늘하다. 날카로운 비수가 날아와 등 뒤에 꽂힌다. 매일 흘러나오는 뉴스, 보도행태, 구조소식, 늘어만 가는 실종자 수에서 그동안 행복의 준수, 개개인의 인권과 생존권 그리고 자유와 평등을 이야기하며 이상사회를 고민하던 모습들이 얼마나 시대 착오적인 것들이었나를 생각케한다. 정의란 무엇인가. 이제는 작고한 미국의 페미니스트 운동가였던 영이 말한것과 같이 정의란 ‘존엄의 평등’인가? 롤스식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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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주장을 해석하는 20가지 팁과학 2014. 4. 20. 17:28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과학과의 긴밀한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난 수 십년간 있어 왔다. 그러나 여기서의 심각한 문제는, 과학적 배경지식을 요하는 에너지와 건강 그리고 환경에서 교육에 이르는 많은 정책적 문제들에 과학이 혹은 과학자들이 직접적으로 개입되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이같은 사태를 개선 시킬 수 있는 하나의 제안은 보다 많은 수의 과학자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을 격려하는 것이다. 물론 이 제안은 칭찬 할 만한 제안이지만, 많은 수의 과학자들이 정책결정에 참여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여기서 또 다른 제안은, 정치적 과정에서 과학자들의 수와 유용성 그리고 그들의 참여를 증가시키기 위해 수석 과학 고문의 역할을 확대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중 어느것도,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