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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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학저널리즘과 위험보도의 클래식책 2022. 2. 28. 17:40
과학과 기술이 초례할 잠재적 위험 혹은 혜택에 대한, 가장 과학적인 답변은 “잘 모르겠다.” 이다. 이는 현대의 과학과 기술이 가질 수 있는 특성이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사안과 관점에 따라 심각한 위험과 완전한 대안으로 동시에 해석될 여지가 있는 까닭이다. 가령, 유전자조작 식품은 병충해에 강하고 다양한 기후와 토양 환경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는 농작물을 만들어 식량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인식 될 수 있는 동시에, 유전자 조작 식품이 인체와 자연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관한 우려로도 동시에 인식된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는 이상 새로운 과학기술이 사회에 도입될 경우, 주관성에 관한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합의가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이 과정에서 만일 언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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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읽고 지나간 책들책 2022. 2. 20. 16:43
# 책의 말들 책을 통해 다른 세계를 여행하고, 공감하며, 책과 끊임없이 관계 맺고 사는 이들에게 독서욕을 자극시키는 책이다. 한 줄 한 줄 정성 들여 얽어모은 책의 말들에, 나의 책장 속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을 하나 두울씩 들추어 보며, 포스트잇과 북다트로 표시된 페이지의 문장들을 그러모으게 만든다. 내가 모은 책의 말들은 어떤 말일지, 난 어떤 문장들에 이끌려 종이 종이마다 따로 표식을 해 두었었는지를 떠올려 본다. 나는 이때 왜 이 문장에 이끌렸을까? 지금은 왜 이 문장에 이끌리지 않을까? 이 책은 왜 이렇게 너덜너덜 해 졌을까? 생각하며 새로운 책들을 장바구니에 하나둘씩 추가한다. 언젠가 나도 이런 근사한 독서 연대기를 쓸 수 있기를 꿈꾸며. 책의 말들 - 김겨울 지음/유유 # 상처로 숨쉬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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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아야 하는가책 2022. 1. 7. 18:56
늦은 밤, 혼자 가만히 책상에 앉아 창밖을 바라볼 때면 지독한 우울감과 자기혐오에 시달리곤 한다. 존재의 필연성이나 과업, 사명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았고, 그저 소멸을 향해 달려갈 뿐인 이 삶이, 이 보잘것없고 유약한 나 자신의 존재가, 모든 것을 부질없는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운동을 해보기도 하고,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해 보기도, 시시 껄껄한 영상을 찾아 웃어 보기도 하지만, 밤이 어두워질수록 고통의 깊이는 더욱 깊어진다. 대체 나는 왜 존재하는가? 그럼에도 나는 왜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인류도 언젠가 멸종한다. 인류 문명이 이룩한 모든 문화와 역사 역시 우주의 생명이 끝에 다다르는 순간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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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책 2022. 1. 1. 13:17
마지막 기내식을 준비 중이던 비행기 내부에, 기장으로부터 긴급한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도착 예정지의 활주로가 사라져 가고 있으며, 새로운 착륙 지점을 찾기 위해 현재, 하늘을 선회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승객들은 우왕좌왕하며, 지금이라도 바다 위에 연착륙을 시도 해야 한다거나, 다시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거나, 기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소리쳐보기도 했지만, 지금 이 비행기 안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 이내 직감하게 되었다.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굴욕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승객들에게 주어진 운명인 샘이었다. 남은 기내의 음식들을 먹으며 즐거워할수록, 창밖의 풍경이 더욱 환하게 반짝일수록, 밤하늘의 별들이 더욱 창백하게 불타오를수록, 사람들의 가슴속에서는 슬픔과 좌절, 분노가 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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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지나간 책들에 대한 짧은 소감책 2021. 12. 28. 11:34
# 밤의 유서 소피의 세계로 유명한 요슈타인 가아더의 신작 소설이다. 소피의 세계는 학부시절 서양철학을 공부하며 읽었던 책 중에서, 소설 형식으로 철학자들의 철학과 개념들을 알기쉽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아있는 책 중 하나이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이야기 속에서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곱씹고 생각하며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마지막 챕터로 포함되어 있는 강신주 박사의 해설을 읽고 책을 집어던지고 말았다. 책을 읽은 독자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곱씹고 해석하고 즐기는 재미를, 해설 챕터 하나로 말살 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부분은 밤의 유서를 해석하는 방법에 유일한 정답을 제시하고 강요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이 책에 어떤 심오한 철학적인 메시지가 있다고 홍보 해야만 한다는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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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책 2021. 12. 25. 12:11
판데믹은 진보 종말 시대의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다.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재난 속에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을 보호해줄 사회적 안전망은 부족했고, 사회적 취약 계층과 플랫폼 노동자들을 보호해 줄 시스템이 전무했다는 것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만일, 우리의 사유 재산이 풍족하지 않고 부모 조차 우리의 발판을 마련해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곧장 바닥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부의 불평등에서 감염병 재난까지, 개인이 어찌 할 도리 조차 없는 외부 요인들로 제한되는 기회에, 우리의 주체는 갉아 먹히고 결국 무너져 내리고 만다. 무너진 주체는 삶의 의미와 존엄성, 자부심, 자존심을 흔들며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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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과 냉소로 빚어진 사회책 2021. 12. 18. 10:27
장면 하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항상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대학원 시절을 함께 보낸 동기들 중에도 당연히 그런 친구가 한 명 포함되어 있었다. 이 친구는 늘 활동적이고, 활발하고, 무엇이든 적극적인 매력적인 친구였다. 게다가 수석 입학으로 매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졸업까지 현금으로 지급되는 혜택도 받고 있었으니, 물리학과의 인싸 중의 인싸라 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구설수에 늘 오르고 내린 것은 바로 이 수석 입학자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혜 아닌 특혜 때문이었다. 이곳은 연구중심 대학으로 석차에 상관없이 학생이기만 하면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 보조, 연구 지원금 심지어 식비 보조금까지 받으며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런데 입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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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비책이란 존재할까?책 2021. 12. 11. 12:20
공부를 잘하는 비법이나 묘책이 있을까? 당연히 그런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공부 잘하는 방법이 없는지 찾고 또 갈망하게 된다. 그런 헛된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된 책이 바로 Unlimited Memory다. 공부 잘하는 방법으로 ‘암기’를 말하는게 조금 의아할 수 있는데, 사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외우 것과 같은 것이다. 이해를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뇌가 외운 것을 이해 했다고 착각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원리에 기초를 한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공부법에는 두 가지 방향이 존재한다. 첫 째, 모조리 다 외운다. 둘 째, 외워질 때 까지 많이 본다. 저자는 첫 번째 방법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학습 능력 향상 뿐만 아니라 사람을 똑똑하게 보이도록 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