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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은 멍청한가?
    2022. 3. 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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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생물학적 인지거리에 비해 현대 사회는 관계망은 비대하게 확장되어 있다. 신뢰하는 소수의 씨족이나 부족 영역의 관계가 아닌, 신뢰관계를 없는 대중 혹은 모르는 사람과 마주하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병원 진료실에서 처음 만난 사람의 진료 결과를 믿고 몸의 수슬을 맡기거나,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 전하는 소식을 신문, 방송을 통해 전해 듣고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이것이 존속 할 있는 것은, 신뢰할만 하다고 인정되는 표상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표상의 신뢰도는 그럴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거나, 그것을 믿지 않으면 손해가 만큼의 권력이 그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악한 단서들과 개인의 편협한 정보, 격정, 불안, 시기, 질투, 그리고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 않으려는 개개인이 결합하여 사회적 객관성과 보편성은 구성된다.

     

    한국의 사교육 시장이 사그라 들지 않는 이유는, 옆집 아이도 하는데 우리 아이만 손해라는 막연한 인식 탓이다. 이런 막연한 추측과 분위기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형성되고 펴저나가는 이유는 자명하다. 진위에 별다른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능력 보다 학벌이 중요하다는 믿음이 사교육 시장을 보다 견고히 지탱하고, 강고하게 쌓아올려진 부동산 신화는 아파트와 개인의 전체를 등치된다 믿어 의심지 않는 지경으로 발전되었다.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 이른바 대중은 이렇게 형성된 사회적 상식 혹은 분위기 위에서 사고하고 행동한다. 여기서 판단의 기저가 되는 사회적 객관성이 옳은가 그른가의 질문은 그리 유효하지 않다. 왜냐하면, 노예제 폐지 문제로 남북전쟁이 발발하고 이후 정치적 대타협을 통해 노예제를 용인한 일련의 과정이, 오늘날까지 깊게 뿌리내린 미국의 인종차별의 문화적 토대가 되었지만, 당시 노예제를 찬성한 시민이 우매한 결과라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노예제로부터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혜택을 보고 있었거나, 있으나 없으나 상관이 없었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을 뿐이다.

     

    <대중은 멍청한가?> 대중은 우매하다는 통설에 대한 이런 수많은 반증의 집합니다. 인간이 얼마나 선동되기 힘든 존재인지, 타인의 말과 설득에 얼마나 자신의 생각을 완고하게 지켜내는지, 맹목적으로 따르는듯 보이지만 기저의 심리는 어떠한지 등을, 다양한 심리 사회학 실험의 이면과 맹점을 지적하면서 역설한다. 영화 <Don’t Look Up> 풍자하고 있는, 정치적 양극화와 정파적 이해관계 만으로 사안을 이해하고 판단하려는 대중의 모습 또한,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르다 설명한다. 가령, 트럼프 대통령이 간밤에 문득, ‘어젯밤어제밤 스웨덴서 생긴 일을보라[1] 언급 한 것이 사실로서 지지자들에게 확산되는 보이지만, 실제로 이를 믿는 이들은거의 없다 것이다.

     

    시도는 대중은 결코 우매하지 않다는 점을 보이는 데는 성공적이었지만, ‘거의 있는소수의 집단의 존재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을 그대로 믿고 의회를 무장 점거 하는 사건이 실제로 발생하고, 미국인의 2%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고 있으며[2], 안티 백서가 실존하고 있다. 그들은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기존의 질서와 현재의 사회 보편성을 불신한다. 따지자면, 그들에게 있어 다수의 대중은 순진하게 속고 있는 우매한 이들인 것이다. 따라서, 사회의 누구도 맹목적이지는 않다.

     

    고전 영화 <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소수의 음모론자들이 음모론을 신념으로받아들임으로써 핵전쟁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다룬 블랙 코미디 영화이다. 잘못된 정보와 보편화된 편향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으려는 개인과 만나면, 민주사회의 눈을 순간에 멀게 만들 있음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실제하는 우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짜 뉴스를 거의 믿지 않으며, 상식적이지 않은 이상한 주장을 충분히 구별할 있다는 보편성이 아니라, 이렇게 실재로 가짜 뉴스를 믿고 무장을 하고 거리로 나서는 이들의 존재이다. 저자는 이들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대중은 멍청한가?’라는 질문의 답은 명백히 ‘아니다’이다. 그러나대중은 멍청할 있는가?’라고 질문을 바꾸어 본다면, ‘그렇다 답할 있다. 모두가 상식과 사회적 보편성에 맞추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리지만, 근거와 단서가 매번 견고하고 편향되지 않을 것임을 기대하긴 어렵기 떄문이다.

     

    대중은 멍청한가? - 8점
    위고 메르시에 지음, 강주헌 옮김/커넥팅(Connecting)

     

    [1] 트럼프, 뜬금없이 '어젯밤 스웨덴테러' 시사…스웨덴 "황당하네"(종합)

    [2]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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