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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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학문화는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야하나과학 2014. 1. 6. 01:46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현대레알사전 이라는 코너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의 의미를 현대인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코너였는데, 마침 ‘크리스마스’ 라는 단어를 재정의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크리스마스가 어떻게 재정의 될 것인지 기대반 궁금증반으로 지켜보다 개그우먼이 ‘예수님이 만들어 주신 나의 또 다른 생일’ 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크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 어린 자녀를 둔 아버지에게 있어 크리스마스는 산타할아버지가 되는 날로, 서비스업에 종하는 사람들에겐 지옥의 날로, 어쩌면 연인이 없는 사람들에겐 쓸쓸한 하루로써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을지 모르듯이 어떤 단어, 어떤 날, 어떤 물건 등에 대한 개인적인 의미는 그 수 만큼이나 모두 다를 것이다. 때문일까. 날씨가 추워지며 크리스마스 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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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유사과학의 경계과학 2013. 12. 13. 22:41
01 몇 달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교수와 당시 진행 중인 실험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이 실험에 관한 내용이 아닌 개별적으로 쓰고싶은 논문 주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자 그 교수는 어떤 주제의 논문인지는 묻지 않고 최근에 받았던 이메일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얼마전에 이메일을 한 통 받았는데 자신이 지금까지의 물리학 이론을 뒤엎는 새로운 이론을 발견해 냈으며, 이 이론으로 기존의 물리학에 새로운 혁신을 가지고 올 것이라는 류의 내용이었다고 한다. 난 과학철학에 관한 주제의 논문을 의미했기에 이 이야기는 당황스럽고 또 불쾌하기까지 했으나 금세 잊혀졌던 일이었다. 그러다 얼마전 친구가 조심스럽게 들려준 이야기에서 잊혀졌던 그때의 그 일이 다시 떠올랐다. 기존의 물리학 이론을 뒤엎는 혁신적인 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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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는 것 (후편)과학 2013. 12. 9. 02:37
나쁜 버릇이 있는 주사위 ‘경험으로부터 배운다’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이야기해두자. 수학에서 확률 공부를 할 때, 보통 ‘주사위를 던질 때 1의 눈이 나왔을 경우, 다음 주사위를 던질 때 어떤 눈이 나올지의 확률은 변하지 않는다.’ 라는 것부터 강조 받는다. 주사위를 두 번 던졌을 때, 각각의 확률은 독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령, 나쁜 버릇이 없는 주사위라면, 처음에 1의 눈이 나올 확률은 1/6이고, 다음에 1의 눈이 나올 확률도 역시 1/6이다. 그런데, 나쁜 버릇이 없는 주사위와 나쁜 버릇이 있는 주사위가 섞여있고, 두 주사위 중 어떤 주사위를 던졌는지 알 수 없을 때는, 첫 번째에 1의 눈이 나올지의 여부에 의해, 두 번째의 확률이 좌우된다. 주사위에 나쁜 버릇이 없다면 1의 눈이 나올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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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는 것 (전편)과학 2013. 12. 8. 23:38
『인생은 결단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결단의 재료가 되는 정보는, 언제나 부족하며 불확실한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동전 던지기부터 암 검진, 원전의 안전성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는 자기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하기 위한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살아가는 동안에는, 큰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다. 학교에서는 정답이 하나로 결정된 문제만 시험에 제출되지만, 현실의 사회에서는 정답이 없는 것이 많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료가 제대로 갖춰져 있다고도 말할 수 없다. 불확실한 정보로 판단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리고 새로운 정보가 손에 들어 왔을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수정하면 좋은지. 이번엔,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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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네 산맥의 과학과학 2013. 11. 7. 01:27
인간이 바벨탑을 쌓아 신에 도달하려다 신의 노여움을 사고, 그 벌로 사물의 참모습을 은폐하는 바벨의 언어를 사용하게 되기 이전의 그 에덴 동산의 언어는 어떠했을까. 만일 인간이 바벨탑을 쌓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이토록 애를 쓰진 않았을 것이다. 만일 에덴 동산에서 사용했던 언어를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면, 사과를 설명하기 위해 색깔은 어떠하고 크기는 어떠하며 생김새는 어떠한지에 대해 줄줄이 나열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사랑을 설명하는 것은 또 어떠한가.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수많은 관념과 개념을 하나하나 늘어 놓는 것으로는 사랑이라는 단어의 참된 의미를 전해주진 못할 것이다. 인간의 언어는 이토록 은폐되어 있고 또 불완전하다. 자연에 대한 최초의 학문과 철학은 아마 이러한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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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그 나약한 이상가의 공상과학 2013. 11. 1. 01:18
수 천년 전 그리스의 하늘에 해가 떠있다. 이 해는 말이 끄는 마차에 의해 달려 하늘을 돌고, 이 마차는 사람이 몬다. 물론 이 마부는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신이라고 불렸으며, 이런 능력 이외에는 사람과 매우 흡사하다. 또 땅과 물은 별개의 두 실체다. 땅은 여자이고 물은 남자이며, 이 둘이 서로 짝을 지으면 초목 및 다른 생명체들이 생겨난다. 이번에도 여자는 여신으로, 남자는 신으로 불렸지만 생명을 낳은 이 신들은 분명 인간과 비슷하다. [1] 시기, 질투, 권력, 욕망에 이르기까지 신이라고 하기엔 인간보다 더 인간스러운 모습을 한 신들이 만들어 낸 사건과 사고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이유와 천둥과 번개가 내리치는 이유, 눈이 내리는 이유 등을 우리에게 설명해준다. 신학은 하늘에 떠있는 해, 밤하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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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기능인으로서의 과학자과학 2013. 10. 9. 03:34
"수년간 날 갖고 온갖 실험을 다 했잖아! 이젠 내가 질문할 차례야. 난 지금 약이 필요해. 프로그램 약. 그 약은 어디에 있지?""나한텐 없어요""거짓말 마!""정말 나한텐 없어요""당신은 그저 고용인일 뿐이다?""그 큰 집에 보안 등급도 높고 놈들의 살해 표적이 되었는데도 아는게 없다?""난 과학자일 뿐이라구요! 당신들이 밖에서 무슨일을 하는지 우린 몰라요""4년이야! 순진한척 하지마. 모른다니 말이 돼?" 영화 본 레거시의 한 장면이다. 제거 대상이 된 프로그램 번호 5번의 요원이 자신을 실험한 과학자를 찾아가 프로그램과 약에 대해서 묻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답변만을 듣게 된다. 그 과학자는 심지어 그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논문조차 쓸 수 없었으며, 학술회의 조차 참석할 수 없었던 상항에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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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과학자들에게 보내는 편지과학 2013. 10. 7. 21:04
그는 서론에서 과학자들의 수학에 대한 두려움과 수학적 문맹상태를 이야기하며 수학은 언어임을 역설한다. 그리고 수학적 능력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며 동시에, 과학과 모든 응용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능력이 아니라 그런 것들을 응용할 때 필요한 상상력임을 피력한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전문성을 가지고 소모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아닌 총소리가 나는 반대방향으로 진군하라고. 모든 문제는 기회라고. 현대사회는 과학-기술 사회로 진입하였고 이는 더 이상 벗어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놀라울 만한 새로운 진보는 새로운 과학적 성과로부터 나타날 것이고, 그러한 진보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몫이다. 이 강연을 보고 생각 난 두 편의 또 다른 영상이 있어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