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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험실의 노예
    과학 2014. 12. 16.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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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Nature 448, 839-840 (23 August 2007)의 ‘Indentured labour’ 기사를 번역한 글입니다.>


    미국의 젊은 생물학자들의 진로를 조사한 미 연방실험생물학회의 보고서가 공개되었다.  (http://opa.faseb.org/pages/PolicyIssues/training_datappt.htm) 이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생명과학 분야 박사학위 소지자는 동일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 과학자들 중, 종신직을 보장 받았거나 정년이 보장된 교수직에 채용된 과학자들의 약 두배인 6만 여명이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직업을 갖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생명과학 분야 박사학위 소지자들 중, 종신직이나 정년보장 교수직에 채용되는 비율은 30% 미만의 수준으로, 45%에 달했던 1980년대 초에 비해 현격하게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었으며, 이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연구를 시작하기 위해 미 국립보건원으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나이 역시 1970년 당시 34세에서 현재에는 42세로 크게 상승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종신직이나 정년보장 교수직에 채용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졌으며, 교수로써의 인생을 시작하는 시기 역시 상당히 늦어지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은 연구자들을 점차 산업계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결과는 낳았다.


    교육 기관 내부의 문제는 보다 더 심각하다. 각 교육기관들은 여전히 대학원생들과 박사후 연구원들에게 수업을 의지하며, 그들이 내는 등록금나 기부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험실에서 매우 잘 훈련된 박사후 연구원들은 실험실 내부의 일상적인 작업들을 매우 값싸게 수행하는 수준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미국 만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패턴은 어디서든 수년간 익숙하게 반복되는 것들이다. 실험실 연구자들에게 주어지는 재정 지원은 짧고, 근무 기간은 길며, 전망은 불확실하다.


    박사후 연구원들은 종종 연대결속을 통해 대학과 기관의 고용주들로부터 보다 나은 합의를 얻기 위한 시도를 하지만, 이 같은 움직음은 주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질 뿐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보기 드물다. 비정규직 형태의 고용 상황과 대단히 복잡한 고용 형태가 그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박사후 연구원들이 겪고 있는 이 같은 상황은 무분별하게 박사를 배출하고 있는 현재의 고등교육 시스템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며, 현재의 시스템을 머리부터 고치지 않는 이상 그들의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 정책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 같은 상황의 장기화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교육기관들은 학생들을 염두해 두고,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나 연구는 그 규모가 점차 거대화 되어지고 유능한 과학자들은 민간 부문에서 복수 직업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많은 수의 직업과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이 우리가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


    미 연방실험생물학회의 데이터는 여전히 많은 대학들이 상당한 수의 학위 수여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젊은 과학자들 중 극히 일부만이 과학계에서 직업을 찾게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학계 내의 채용 면접에서 유망한 학생들의 기대나 잠재력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를 포함할 필요가 있으며, 각 교육기관들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존재하지 않는 비현실적인 직업들에 촛점을 맞추기 보단, 처음부터 넓은 직업 선택권을 알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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