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lavinka

“연구소는 왜 다 산속에 있는 거냐?”


카그라로 간다고 했을 때 친구가 제일 먼저 했던 말이었다. 지금까지 그리 깊게 생각해 본적은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대부분의 연구소들은 대도시의 도심부가 아닌 도시 외각의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연구가 더 잘되어서 그런지, 부동산 문제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나 카그라는 더더욱 깊은 산골 어딘가에 숨겨져 있었으니 친구의 그 반응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카그라는 중력파 관측 시설이기 때문에 특히나 도심지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블랙홀의 충돌이나 중성자성의 충돌, 초신성 폭발 등의 영향으로 생긴 중력파가 지구에 도달했을 때 발생하는 시공간의 수축의 정도가, 1광년의 길이에서 머리카락 두께만큼 수축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 만큼 미세하기 때문에, 그 정도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 만큼의 민감도를 가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주변의 전자기파나 천둥, 번개,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 기차는 물론 지구 반대편에서 생긴 지진이나 천둥 까지 온갖 잡음이 모두 검출 될 정도로 민감하니, 도심지에 건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카그라는 지상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지하에 갱도를 만들고, 4K의 극저온으로 냉각하여 양자잡음을 최소화 하려는 계획으로 카미오카 광산에 건설된 것이다.



<사진1. 데이터 관측소 입구>


카그라 연구동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건물의 크기에 놀라게 된다.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하는데 이렇게 아담한 건물이 전부라고?’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면 아마 어마어마한 크기의 건물에, 거대한 로비를 만들고, 넓은 크기의 소장실을 만들어 두고, 세계 XX 같은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로 치장되어 있지 않았을까?



<사진2. 데이터 관측소 전경>


연구소 앞을 바라보면 이런 전경이 펼쳐져 있다. 눈은 많이 내리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서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사진3. 컨트롤 룸>


중력파 관측동의 컨트롤룸이다. 카그라는 지난해 토목공사가 마무리되고 한 차례의 시험가동을 마친 뒤에, 내년 봄 두 번째 시험 가동을 준비 중에 있다.



<사진4. 데이터 관측소 계단>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동경대 총장과 학장 및 여러분들이 쓴 응원 글귀가 나열되어 있다.



<사진5. X-arm 터널>


관측동에서 카그라 장비까지는 차를 타고 다시 10여분을 가야한다. 카그라 시설 입구에서 차를 타고 산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중성미자검출기인 슈퍼카미오칸데가 있다. 사진은 카그라 중력파 간섭계의 X방향 진공관이다. 사진의 지점으로 2.5km 까지 굴이 이어져 있다.



<사진6. 간섭계 탱크>


간섭계 L 자의 꼭짓점 부분에 있는 간섭계이다. 저 탱크안에 간섭계의 검출기가 설치 되어 있다.



카그라는 2015년 LIGO에서의 첫 중력파 검출 이후에 급작스럽게 등장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지난 수십년간 중력파 검출을 위한 장비 개발과 시험, 시행착오 끝에 현재의 카그라 프로젝트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 이러한 일본의 중력파 검출기 개발의 역사에 관해서 간단하게 정리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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