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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읽고 지나간 책들책 2022. 5. 9. 21:54반응형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사실 이 책은 제목에 낚여서 산 책이었다. 표지의 그림과 타이틀만 보면 아인슈타인과 괴델 사이에 오갔던 대화가 그대로 기록되어 있을 것만 같았다. 일반 상대성이론을 익히기 위해 위상 기하학을 공부하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나는 정말 바보가 아닐까 자책하는 와중에, 아인슈타인도 위상 기하학을 공부하는데 2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그 와중에 두 번이나 틀렸었다는, 그 생생한 일화가 담겨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그것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는 그 둘이 함께 나누었을 법한 수학과 과학의 난제들, 개념, 의미에 대해 다룬다. 읽기전 기대한 내용과 실재 책 내용이 달라 조금 실망했지만, 읽는 동안 순수했던 학부시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매우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그래서 나는 그의 전작인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도 구매했다. 이 책 역시 제목은 사회과학교양서의 향기가 물씬 풍기지만, 엄연한 과학 교양서다. 낚이지 마시길.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 Scilavinka]
# 그저 일, 하고 싶을 뿐이었는데, 오늘 서점
이 두 권의 책은 아마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면, 존재 조차 모른 채 평생을 흘려 보냈을지도 몰랐다. 그 특별한 계기란, 알라딘에서 책을 새롭게 주문했는데 배송일이 예정보다 5일가량 늦어지며 읽을 책이 없어진 상황에서 발생했다. 전자책이라도 우선 사서 읽어 보자는 마음에 무작정 알라딘 전자책 앱을 열었다가, 무료 전자책 코너에서 발견한 한 쌍의 보물이 바로 이들이었던 것이다.
<그저 일, 하고 싶을 뿐이었는데>는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공모전에 출품된 에세이 사례집이다. 일터에서 마주치는 성희롱과 관련된 수많은 이들의 상처와 아픔, 투쟁과 연대의 기억이 실려있다. <오늘 서점>은 서점과 책방에 관련한 픽션 혹은 논픽션의 무언가를 일곱 명의 작가에서 의뢰하여 모아진 결과물이다. 같은 주제지만 작가 마다의 특색이 그대로 묻어 있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이 두 작품을 모두 읽고서, “나도 같은 주제로 글을 써 보자!”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아래의 두 글을 이 블로그에 남겼다.
[그저 일, 하고 싶을 뿐이었는데 :: Scilavinka]
# 필로소피 랩
얼마전에 <상처로 숨쉬는 법>을 읽고 <미니마 모랄리아>를 다시 흘겨보다가, 철학 교양서 몇권을 손에 들었는데, 그 중 첫번째가 이 책이었다. 저자는 철학의 거대한 주제들을 윤리, 실존주의 예술, 사회와 인간관계, 종교와 형이상항, 과학과 심리학, 우정, 모성, 쾌락, 인식과 마음, 정치와 경제 분야들로 나누어, 각 주제와 관련된 철학자들의 사상과 개념을 각각 2페이지로 요약 정리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에코 테러리즘’의 사례로 ‘타노스’를 언급하며 그를 철학적 논쟁의 장으로 끌어 들였다는 점이었다. 슈퍼 히어로 영화도 이제 엄연한 문학의 영역에 들어왔다.
필로소피 랩 -
조니 톰슨 지음, 최다인 옮김/윌북# 철학자의 우주산책
1장을 읽다가 고개를 갸우뚱 하고, 2장을 읽다가 머릿속에 물음표가 뜨다가, 3장부터는 주장과 근거만 추려서 읽고서는 책을 집어 던졌다. 일기는 일기장에.
[시원찮은 철학자가 우주산책을 할 때 :: Scilavinka]
# 철학자의 거짓말
철학자는 모순 덩어리다. 루소는 다섯 명의 자식을 고아원에 버리고도 ‘교육론’을 쓰며, 아버지의 가장 신성한 의무로 교육을 주장했다. 푸코는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주장했지만, 그는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끝까지 숨기고 세상을 떠났다. 샤르트는 프랑스가 나치에 점령 당했을 때는 숨 죽여 아무 행동도 하지 않다가, 전후에 과격간 사회참여를 외쳤다. 그들의 모순은 어디에서 발현되는 것이며, 그 행동의 이유는 무엇인가?
<철학자의 거짓말>은 바로 이 모순의 기원을 추적하는 과정이다. 철학자들의 사상은 때로는 자신이 도달하지 못했던 이상, 혹은 되었어야 했지만 되지 못한, 했어야 했지만 행동하지 못한 자기 자신에 대한 안티테제로 구현된다. 어쩌면 이것은 우리 내면에 담지되어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 모른다. 우리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낫기를 바라는 마음을 투영하여 다시 내일을 살거나, 다른 자아를 만들어 내거나, 작품을 만들어가나 하면서 사는 거짓말쟁이들이니 말이다.
철학자의 거짓말 -
프랑수아 누델만 지음, 문경자 옮김/낮은산# 가불 선진국
가슴이 찢어진다.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사회권 선진국’을 만들 계획은 없다. 사회권 수준은 후퇴할 것이다. 자유권마저 위태롭게 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이 얼마나 후진할지 가늠할 수 없다. 야당이 된 172석 더불어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이 책에서 제시한 사회권의 보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혁에 나서길 희망한다.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 싸우며 자유권을 쟁취한 국민도 이제 사회권을 권리로 인식하고 요구하고 주장해야 한다.”[p220]
가불 선진국 -
조국 지음/메디치미디어#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N번방을 추적한 불꽃 추적단의 일대기다. 이들이 있었기에 세상이 아주 조금 나아졌다.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
추적단 불꽃 지음/이봄# 고립의 시대,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인류의 문명은 끊임없이 진보하다가 종으로서의 자멸의 길을 택하고 있다. 세계화와 초연결 시대는 역설적이게도, 혼인률과 출산률의 저하, 인구 감소, 어린이 학대, 노인 학대에서부터, 삶에 대한 허무주의, 불안장애, 정신질환, 우울, 분리, 경계 문제 속에서 우리는 고립되고 있다. 그 결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 회피형 인간들이다.
고립된 개인은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결과 모든 개인은 타인을 외면하고, 증오하며, 결국엔 격멸한다. 막연한 공포와 이유모를 혐오가 만연하고, 사회속에서 조직화된 결과를 오늘날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세계 각지에 포퓰리즘 정당이 인기몰이를 하며 득표률을 높여가고 있는 것의 근본 원인은, 사실 단순한다. 우리는 서로 마주보고 제대로된 대화 조차 해보지 않아서다.
<고립의 시대>는 이 문제를 사회경제 시스템의 차원에서 접근하며 해설하는 반면,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는 심리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이 현상의 원인을 탐색한다.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사회와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낸 상처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외침이다.
고립의 시대 -
노리나 허츠 지음, 홍정인 옮김/웅진지식하우스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동양북스(동양문고)반응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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