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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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길에서 헤매일 때책 2021. 10. 11. 10:06
학부시절 수학은 그저 학점을 쉽게 따기 위한 손쉬운 과목 정도로 여겨졌다. 물리학에서는 운동방정식을 세우고 복잡한 미분방정식을 풀거나, 확률 문제를 계산하고, 벡터 공간에서 장을 계산하는 것 등이 일상이었기 때문에, 수학관련 강좌들에서 좋은 학점을 따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정확히는 않았다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학부 4학년 수학 과목을 듣기 시작하면서 이 생각이 순진한 착각이었음을 인지하기 시작해서였다. 강의 시작과 함께 칠판을 가득 체워 나가는 수 많은 공리와 정의, 정리, 따름 정리를 노트에 받아 써내려가며, 그동안 내가 알던 수학은 수학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아갔다. 기본적인 수학의 구조들 사이의 관계와 공리를 조합하여 새로운 정의를 이끌어 내고 증명하는 과정은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기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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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는 것 (전편)과학 2013. 12. 8. 23:38
『인생은 결단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결단의 재료가 되는 정보는, 언제나 부족하며 불확실한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동전 던지기부터 암 검진, 원전의 안전성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는 자기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하기 위한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살아가는 동안에는, 큰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다. 학교에서는 정답이 하나로 결정된 문제만 시험에 제출되지만, 현실의 사회에서는 정답이 없는 것이 많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료가 제대로 갖춰져 있다고도 말할 수 없다. 불확실한 정보로 판단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리고 새로운 정보가 손에 들어 왔을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수정하면 좋은지. 이번엔,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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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네 산맥의 과학과학 2013. 11. 7. 01:27
인간이 바벨탑을 쌓아 신에 도달하려다 신의 노여움을 사고, 그 벌로 사물의 참모습을 은폐하는 바벨의 언어를 사용하게 되기 이전의 그 에덴 동산의 언어는 어떠했을까. 만일 인간이 바벨탑을 쌓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이토록 애를 쓰진 않았을 것이다. 만일 에덴 동산에서 사용했던 언어를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면, 사과를 설명하기 위해 색깔은 어떠하고 크기는 어떠하며 생김새는 어떠한지에 대해 줄줄이 나열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사랑을 설명하는 것은 또 어떠한가.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수많은 관념과 개념을 하나하나 늘어 놓는 것으로는 사랑이라는 단어의 참된 의미를 전해주진 못할 것이다. 인간의 언어는 이토록 은폐되어 있고 또 불완전하다. 자연에 대한 최초의 학문과 철학은 아마 이러한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