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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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로써의 과학과 당위로써의 과학책 2016. 7. 24. 17:41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물리 선생님이 빛은 입자이기도 하며 동시에 파동이기도 하다는 설명을 들으며 순간 어리둥절 했던 기억이 있다.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성을 지닌다는 말은 곧 입자가 파동과 같이 진동하면서 이동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어떻게 그 둘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뉴턴 역학에 기초한 물리학 지식을 배우고 그것을 경험으로 체득해 왔기에, 현대 물리학이 말하는 입자와 파동의 상보성에 대한 하나의 명제를 쉽게 받아 들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의식적 거부 반응은 현대물리학의 탄생과 발전 과정에서 겪었던 20세기 과학자들의 논의와 같은 방식으로 나아가지는 않았다. 단지 몇 권의 책을 읽어 보는 것으로 충분했던 것은 과학의 객관성과 진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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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학문화 그 현재와 미래책 2016. 6. 11. 16:11
‘사과’ 라는 단어로부터 붉은 색의 둥글고 꼭지에 푸른 잎사귀 하나가 붙어 있는 과일을 떠올려 내듯이, 인간의 언어는 대상의 추상화 된 이미지로부터 대상을 인지하고 또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규정화 되고 규격화된 대상의 이미지는 인식 과정에서 그렇지 않은 것을 배제하여 관념화 시키기도 한다. ‘오타쿠'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폐쇄적이고 개별적인 부정적 이미지로부터 그 문화를 향유하는 개인들의 행동을 일반적이지 않은 타자화 된 B급 문화로 인식하듯, 특정 문화를 지칭하는 지칭어의 일반의 이미지는 그 문화를 서술하고 인식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문화에 대한 서술은, 그 문화를 향유하고 있거나 그 문화에 관여하고 있는 집단이 가진 이미지와 그 문화와 관계되지 않은 일반 대중이 가진 추상적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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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와 나의 꿈책 2016. 2. 10. 17:43
국가 부패도와 연구개발 지출 및 혁신 지수 등의 상관 관계를 조사한 네이처의 칼럼이 암시하고 있는 것과 같이, 한국은 OECD 최고의 부패율에 걸맞는 낮은 연구개발비용 지출과 낮은 혁신지수 그리고 높은 두뇌 유출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뿐인가. 이에 대한 책임은 높은 부패율에서 오는 비효율적 자원 분배나 개인적 관심사 혹은 공적 권력의 남용에 따른 자원 쏠림이 아닌, 애국심도 없는 과학자 개인의 무능만을 질책하고 강조할 뿐이다. 기초과학에 대한 이 같은 천시와 과학자에 대한 낮은 처우, 기술 개발을 위한 도구 정도로 여기는 일반의 시각, 기능을 위한 부속품으로 인식되는 연구실 노동자와 학생들의 실상, 인간 취급 조차 받지 못하는, 노예 조차 되지 못한 값싼 부속품, 대학내의 비민주성, 그리고 침묵과 외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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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철학자가 진짜 철학자다책 2013. 12. 16. 07:00
여기 이상한 파이프 그림이 하나있다. 르네 마그리드가 그린 이 파이프 그림에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짤막한 문구가 한 줄 적혀있다. 파이프를 그린 그림에 파이프가 아니라는 이 언명은 곧, 그의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당혹감과 의아함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다. 그는 왜 자신의 파이프 그림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님을 역설 했을까? 그는 이 역설적인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자 그리고 말하고자 한 것일까? 마그리드가 말하고자 한 것은 하나의 언어로 정의 되면서 발생하는 개념의 배제와 분리의 비판이었다. 그가 그린 그 파이프는 1차 대전 당시 전쟁에 참전한 세 아들들의 전사자 통보를 기다리며 피웠던 비운과 슬픔에 가득찬 파이프였다. 그러나 그림으로부터 나타나는 이 파이프의 모습은 그 어떠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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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문화를 다시 읽으며책 2013. 10. 2. 18:21
과학이 사회적 과정이라는 관찰에서 과학이론에 작용한 사회적, 역사적 제반힘 때문에 과학이 사회적이라는 주장으로 나가는 것은 논리적 오류이다. 등산가들은 정상에 오르는 다양한 경로에 대해 논쟁을 벌일 수 있고, 이러한 다양한 경로는 당시 탐험의 역사적 사회적 구조에 의해 조건 지워질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은 좋은 경로를 발견하던가 발견에 실패하던가 둘 중에 하나일 것이고, 이는 정산에 올라가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과학이 등산과 같다고 증명할 수는 없지만 과학자로서의 내 경험은 과학이 등산과 같다고 확신하게끔 만든다. (스티븐 와이버그, 최종이론의 꿈, p149) 스티븐 와인버그가 그의 저서인 최종이론의 꿈에서 과학에 대한 제반 철학적 입장과 스트롱프로그램을 비판하는 견해를 내 비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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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싫은 책을 읽는 다는 것사념 2013. 9. 29. 16:11
‘쓸데 없는 짓 그만해라’ 라는 말을 듣고 나는 말문이 막혔다. 실험이나 열심히 하라는 교수의 다그침 아닌 다그침에는 어떤 혐오나 몰이해도 함께 묻어있었다. 얼마전 한 교수와의 대화에서 특정 과학철학용어의 사용과 소칼에 대한 의견 차이가 오해와 오해를 거듭해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인지 그냥 조용히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문득, 스노우의 두 문화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한쪽 극에는 문학적 지식인이 그리고 다른 한쪽 그에는 과학자가 있다. 그리고 이 양자 사이는 몰이해, 때로는 적의와 혐오로 틈이 갈라지고 있다.’고 말한 스노우의 말을 비아냥 거려왔지만, 이 날 만큼은 어쩌면 그것이 실제하고 있지 않는가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두 문화. 어제 새벽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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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훌륭한 과학자사념 2013. 9. 11. 21:30
알라딘 중고서점을 들렀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새로 들어온 책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인문 사회과학 분야로 발길을 옮겨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들을 차근차근 둘러본다. 찾고 있던 책을 발견하거나, 절판되어 구할 수 없었던 책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그날 찾던 책을 찾지 못했어도 다른 코너들을 둘러보며 이 책 저책 펼쳐보며 읽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독서를 좋아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싫어한다고 대답하면서도 적으면 일주일에 한 권, 많으면 일주일에 세 권의 책을 사서 읽고있다. 스스로를 무식하다고 말하는 지식에 대한 어떤 강박 때문일지도 모르겠으나, 아마도 새로운 궁금증이나 호기심, 막연한 어떤 물음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또 책을 뒤적거리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힘들게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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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에게 고한다, 분노하라책 2011. 7. 16. 12:59
초등학교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한국의 초중고등학교들은 일 년에 한 번정도 수련회를 하게 된다. 이 보편적인 일정에 맞춰 당시 학교에선 조금 특별하게 수련원이 아닌 학교내에서 야외 숙영을 하는 계획을 마련하였다. 학생들은 기대하였고 학무보들 역시 찬성하였다. 마침 수련회 당일이 되자, 학교측은 금일 우천을 이유로 급작스럽게 예정의 취소를 알렸고, 통상적인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 알렸다. 학생들은 반발했다. 당일 날씨는 우천의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였으며, 아주 맑은 날씨 때문에 학생들은 이 같은 조치를 더욱 이해하기 힘들어 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학생의 대부분이 수업을 거부하고 운동장으로 뛰쳐나갔다.학교측과 교사들은 황당해 했고, 일부 교사들은 이런 학생들의 태도를 나무라기도 했으며, 진정하고 달래기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