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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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읽고 지나간 책들책 2022. 5. 9. 21:54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사실 이 책은 제목에 낚여서 산 책이었다. 표지의 그림과 타이틀만 보면 아인슈타인과 괴델 사이에 오갔던 대화가 그대로 기록되어 있을 것만 같았다. 일반 상대성이론을 익히기 위해 위상 기하학을 공부하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나는 정말 바보가 아닐까 자책하는 와중에, 아인슈타인도 위상 기하학을 공부하는데 2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그 와중에 두 번이나 틀렸었다는, 그 생생한 일화가 담겨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그것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는 그 둘이 함께 나누었을 법한 수학과 과학의 난제들, 개념, 의미에 대해 다룬다. 읽기전 기대한 내용과 실재 책 내용이 달라 조금 실망했지만, 읽는 동안 순수했던 학부시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매우 흥미롭게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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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찮은 철학자가 우주산책을 할 때책 2022. 4. 24. 14:02
가끔 과학의 일부 개념 혹은 현상을 인문학적으로 확대 해석하려는 시도들을 보곤 한다. 과학철학자들의 일부 저술들에 포함된 개념으로 저널리즘 방법론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나, 최신 양자역학 이론이 허용하는 다중 우주의 개념을 유신론으로 해석하려는 시도 등이 그렇다. 을 저술한 김성환 교수는, 책의 머릿말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17세기 자연 철학은 자연 변증법 때문에 관심이 싹텄다. 1980년대 한국 사회와 학계에 마르크스가 나타났다. 피가 끓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철학 연구자는 마르크스의 사회 철학에 몰렸다. 나는 다른 길을 찾았다. 자연 변증법이 보였다. 그러나 너무 낡았다. 제대로 뜯어 고치려면 과학을 알아야 했다. 과학의 역사부터 공부했다. 새 자연 변증법을 만드는 게 목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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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책 2022. 4. 10. 12:37
물리 덕후들 끼리 모이면 무슨 대화를 할까? 교재의 내용과 과제의 풀이법에 대한 토의 주제만 열거해도 한 바닥은 나올테지만, 그런 시시콜콜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들 보다 더 흥미로운 화잿거리도 있었으니. 바로, 아이언맨의 아크 리엑터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텔레포트는 가능한지, 인공지능 로봇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같은 황당한 이야기부터, 신은 존재하는지, 아름다움이란 무엇이고 과학이란 또 무언인지 같은 다소 철학적인 주제들을, 생각이 뻗히는 데로 머릿속을 들쑤시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닳고 달아 현실적인 이야기만 나누게 되고 말았지만, 순수했던 옛시절의 이야기를 잠시 해보면 이렇다. 학부시절 친구와 신의 존재 혹은 부재를 증명할 수 있을지에 관한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간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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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읽고 지나간 책들책 2022. 3. 31. 13:27
# 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 극단적인 양극의 대립과, 날 선 주장들 사이의 파열음, 비난, 조롱, 조소, 비아냥의 연속에, 그 원인의 단서를 찾아 보고자 집어 든 책. 인간이 집단을 형성하고 역사가 기록된 이후로, 흔히 발견되는 인류 보편적인 현상에 대한 설명을, 김민하 평론가 특유의 냉소적 문체로, 현대 미국과 일본, 한국의 정치사를 통해 짚어보고, 한국 사회에 대한 제언을 남긴다. 20대 대선의 예언서라 할만하다. 대선 이후 시점에서 다시 읽어본다면, 냉정한 관점에서 복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 :: Scilavinka] # 다락방 클래식, 클래식 음악야화 클래식의 스타 작곡가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등의 인생사, 야화, 연애사와 그 과정에서 탄생한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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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멍청한가?책 2022. 3. 27. 15:03
인간의 생물학적 인지거리에 비해 현대 사회는 관계망은 비대하게 확장되어 있다. 신뢰하는 소수의 씨족이나 부족 영역의 관계가 아닌, 신뢰관계를 알 수 없는 대중 혹은 모르는 사람과 마주하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병원 진료실에서 처음 만난 사람의 진료 결과를 믿고 내 몸의 수슬을 맡기거나,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 전하는 소식을 신문, 방송을 통해 전해 듣고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이것이 존속 할 수 있는 것은, 신뢰할만 하다고 인정되는 표상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이 표상의 신뢰도는 그럴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거나, 그것을 믿지 않으면 손해가 갈 만큼의 권력이 그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악한 단서들과 개인의 편협한 정보, 격정, 불안, 시기, 질투, 그리고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 않으려는 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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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책 2022. 3. 6. 20:16
시민 과학과 참여 민주주의를 주제로 다루었던 언젠가의 독서 토론회에서 이런대화가 오간 적이 있었다. “우리 동네 길가에 있는 한 전봇대에 사람들이 밤마다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곳은 쓰레기를 버리는 곳도 아닌데, 길가에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리고 있으니 사람들은 짜증이 났겠죠? 그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그곳에 팻말을 붙이고, 감시를 하고, 싸우고 내쫓기도 하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갈등의 요인이 몇몇 악인에 의해 의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미비점 혹은 한계 때문에 발생했음을 이야기하며, 본래 주제였던 시민참여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언급할 요량이었기 때문에, 이어서 이렇게 덧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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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읽고 지나간 책들책 2022. 2. 20. 16:43
# 책의 말들 책을 통해 다른 세계를 여행하고, 공감하며, 책과 끊임없이 관계 맺고 사는 이들에게 독서욕을 자극시키는 책이다. 한 줄 한 줄 정성 들여 얽어모은 책의 말들에, 나의 책장 속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을 하나 두울씩 들추어 보며, 포스트잇과 북다트로 표시된 페이지의 문장들을 그러모으게 만든다. 내가 모은 책의 말들은 어떤 말일지, 난 어떤 문장들에 이끌려 종이 종이마다 따로 표식을 해 두었었는지를 떠올려 본다. 나는 이때 왜 이 문장에 이끌렸을까? 지금은 왜 이 문장에 이끌리지 않을까? 이 책은 왜 이렇게 너덜너덜 해 졌을까? 생각하며 새로운 책들을 장바구니에 하나둘씩 추가한다. 언젠가 나도 이런 근사한 독서 연대기를 쓸 수 있기를 꿈꾸며. 책의 말들 - 김겨울 지음/유유 # 상처로 숨쉬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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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아야 하는가책 2022. 1. 7. 18:56
늦은 밤, 혼자 가만히 책상에 앉아 창밖을 바라볼 때면 지독한 우울감과 자기혐오에 시달리곤 한다. 존재의 필연성이나 과업, 사명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았고, 그저 소멸을 향해 달려갈 뿐인 이 삶이, 이 보잘것없고 유약한 나 자신의 존재가, 모든 것을 부질없는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운동을 해보기도 하고,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해 보기도, 시시 껄껄한 영상을 찾아 웃어 보기도 하지만, 밤이 어두워질수록 고통의 깊이는 더욱 깊어진다. 대체 나는 왜 존재하는가? 그럼에도 나는 왜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인류도 언젠가 멸종한다. 인류 문명이 이룩한 모든 문화와 역사 역시 우주의 생명이 끝에 다다르는 순간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