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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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가 시공간을 영원히 왜곡시킨다과학 2021. 12. 22. 17:52
2016년 최초의 중력파 탐지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결정적으로 입증되었지만, 다른 믿기 어려운 예측은 확인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모든 중력파는 시공간 구조에 영구적인 흔적을 남긴다. 이것은 중력파가 지나간 뒤에도 중력파 검출기의 두 거울 사이의 공간을 변형시킨다. 6년 전 첫 번째 관측이 이루어진 이래, 물리학자들은 “메모리 효과”로 불리는 이 현상을 어떻게 측량할지를 고민해왔다. 호주 모나시 대학의 천문학자 폴 라스키는, “메모리 효과는 완전히 이상한, 기이한 현상이다.”며, “이것은 매우 심오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들의 목표는 중력파가 지나가며 남긴 시공간의 영구적인 흔적을 살피는 것 보다는 넓다. 이것은 물질과 에너지, 시공간 사이의 연결을 밝혀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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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GRA로 바라본 일본 거대과학연구의 현주소과학 2021. 10. 24. 19:19
이 글은 KAGRA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과 현 상황에 대한 기록이다. KAGRA의 상황 KAGRA는 동경대 우주선연구소 ICRR의 주도로 현재 건설 중인 2.5세대 중력파 검출기이다. 이 프로젝트는 중성미자 연구로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카지타 교수가 주축이 되어 진행되었기에 초기에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실제로 카지타 교수가 ICRR의 연구소장이 되어 중력파 천문학을 주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중성미자에서 노벨상을 받고 이번엔 중력파로 한 번 더 노벨상을 수상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의 중력파 검출기 건설과 중력파 과학 연구는, LIGO나 Virgo에 비해 연구 역사도 짧고 관련 기술의 성숙도도 낮았던 터라 정부로부터 초기 건설 및 운용 예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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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의 한 복판에서책 2021. 10. 7. 10:31
새로운 지평을 항한 여정을 함께한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오랜 동경의 대상이었다. 물리학의 대가들 사이에서 오가던 양자역학에 대한 논쟁과 협의, 이해와 해석의 과정을 바로 지근 거리에서 생생히 담아낸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를 읽으며, 나도 언젠가 과학 역사의 한 복판에 함께 설 수 있기를 기대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상대성이론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진 순간, 학창 시절에 상상했던 그 모습을 떠올리며, 중력파 천문학이라는 신대륙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이 여정으로부터 신뢰할 수있는 실험적 사실에 이르는 과정과 실천을 통해, 사실이 구성되는 천문학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중력파 관측의 성공이 의미하는 것은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얻은 것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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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거대과학에 관한 소묘사념 2018. 12. 22. 19:28
✻ ✻ ✻ 컨트롤 룸의 수많은 대형 모니터들을 한번 훑어보고나면, 장비를 제어하고,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복도를 지나 자리로 돌아와 앉으면 이제 수많은 이메일들이 눈에 들어온다. 미팅 일정부터 공지, 안내, 각 서브그룹들의 업무 보고 등, 읽어야 할 매일과 그렇지 않아도 될 매일, 답장을 해야할 매일 등을 빠르게 분류한다. 그리고 터미널을 열어 클러스터에 접속해 본다. “뭔가 이상한데….?” 무언가가 이상하다. 그러다 연구실에서 누군가가 내선 전화를 받고 통화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런데… 우리 시스템에는 그게 설치가 안되어 있어서…” 분명 수개월 전에 그 프로그램을 내가 설치해 두었을 터였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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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 탐색에 머신러닝 활용하기 (下)과학 2018. 10. 26. 14:13
왜 머신러닝인가? 딥러닝 모델의 등장으로, 그동안 데이터 분석의 효율과 능력을 시험하는 차원에서의 머신러닝에서 벗어나, 과학이나 기술, 금융, 서비스, 마케팅, 비즈니스 분야 등 많은 분야에서 각자의 요구와 필요에 맞게 적용되어 응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일까요? 왜 이렇게나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도입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힘으로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또 쌓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케팅의 측면에서 보면 그 필요성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를들어,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의 장바구니에 기저귀가 들어있다면 항상 맥주가 있다는 상관관계를 알아냈다면, 이 두 상품을 서로 가까이에 배치하여 두 상품의 판매 상승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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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 탐색에 머신러닝 활용하기 (上)과학 2018. 10. 25. 14:34
‘거미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시오’ 학부시절 철학과 강의를 듣던 도중에 교수님께서 이런 제안을 문득 하셨습니다. 만약 거미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레포트를 작성하여 제출하면, 이 수업에 출석을 한번도 하지 않고, 시험을 보지 않아도 A+ 학점을 주겠다는 아주 대담한 제안이었습니다. 이 달콤한 제안에 강의실은 일순간에 술렁이기 시작했고, 저마다의 생각과 논리를 이야기하며 전의에 불타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타란튤라를 기르고 있던 친구는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거미의 행동을 관찰하며 지능의 증거를 찾기 시작했고, 저는 도서관으로 가서 동물의 행동에 관한 서적들을 뒤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전의에 불타던 강의실은 2주가 지나면서 점점 사그라 들기 시작했습니다. 거미의 지능이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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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본질에 관하여책 2018. 9. 20. 18:21
두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중력파를 인류가 관측해내는데 성공하면서,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전히 증명해 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충돌했다는 두 블랙홀의 정확한 질량과 거리, 반지름, 스핀, 쌍성궤도반지름 등의 정보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며, 그 파형과 진폭등의 정보 또한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양한 파라미터들을 대입하여 얻은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결과물과 측정된 파형을 비교함으로써 가장 유사한 파형을 찾아낸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관측한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참을 증명한 것이 아니라, 관측된 결과를 아인슈타인인 방정식이 도출해내는 결론에 맞게 끼워 맞춘 것은 아닌가? 인류가 만든 이론 중에 가장 정밀한 이론이라고 알려진 양자장이론으로부터,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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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 검출을 위한 중력파 검출기과학 2018. 8. 18. 23:08
중력파 검출기는 중력파 이외의 신호도 충분히 검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암흑 물질이 ”암흑광자(dark photon)” 라 불리는 특별한 종류의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암흑물질 또한 탐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LIGO의 과학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기존 암흑광자 모수 공간의 미지 영역을 포함하는 암흑 광자들을 탐지할 계획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시간 대학의 Aaron Pierce과 Keith Riles, Yue Zhao는 Physical Review Letters에 투고된 논문을 통해 중력파 검출기를 이용한 암흑물질 탐색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새롭게 태동한 중력파 천문학과 입자물리학과의 멋진 연결점”이라고 Zhao는 phys.org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한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