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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케티 :: 불평등의 장기화 (上)
    과학 2014. 9. 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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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SCIENCE 23 MAY 2014에 기제된 'Inequality in the long-run'을 번역한 글입니다.>


    소득과 부의 재분배와 관련한 문제는, 사유재산의 축정 과정에서 부는 언제나 소수의 누군가에게 집중된다는 19세기 맑스 이론에서, 소득 분배의 균등도가 경제발전의 초기 단계에서는 점점 감소하다 경제발전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수록 다시 증가한다는 20세기 쿠즈네츠 이론까지, 역사적으로 폭넓게 논의 되어온 주제임과 동시에 많은 논란이 따르는 문제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논의와 이론들 중 그 어느것도 우리에게 명확한 소득 불균등의 원인과 그 과정을 설명해 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18세기부터 이어져온 이같은 불평등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도 사실상 어떤 교훈도 얻고 있지 못했다. 대신 사회과학 이론에 근거한 순진한 이론적 추측이나, 확실히 인정 받는 일부 사실 만으로 소득과 부의 분배에 관해 논의 해 왔을 뿐이다.


    때문에 이 글은, 장기화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어떻게 진화되어 나갔는지를 살펴 볼 것이며, 이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새롭게 제공할 것이다. 덧붙여 우리는 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전망과 교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다.



    데이터와 방법론


    소득 분배에 관한 현대적인 데이터 수집은 1950년대에 시작되었다. 이 작업은 당시 쿠즈네츠에 의해 시작되어, 시간에 따른 미국의 국민 소득과 소득 분포를 최초로 정립하였다. 당시 그는 소득 신고세를 바탕으로한 소득 통계자료를 사용하였으며, 소득의 분포는 어디서나 항상 같으며 빈곤층의 소득을 높이는 데는 전체 소득의 상승이 유일하다는 바레토의 법칙에 따라, 미국 국민의 표본 1%와 상위 10%의 소득 자료만으로 추정한  통계적 기교를 사용하기도 했다. 대신 그의 이 작업에 의해 1913년에서 1948년 동안 국민 소득 중 상위층이 차지하고 있는 지분이 얼마인지를 얻을 수 있었다.


    18세기부터 19세기 사이에 기록된 유럽대륙의 상속공제기록과 유언공증기록을 바탕으로, 1960년대와 1970년대 사이에 상류층의 소득을 기록한 시도가 있었으나, 당시의 이같은 시도는 경제 성장의 부당한 증거로 부당하게 사용되었을 뿐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부와 소득의 관계에 대한 자료수집에 대한 노력들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보다 넓은 범위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첫째, 정보 기술의 등장으로 이전 세대의 학다들이 접근 할 수 있었던 정보의 양보다 획기적으로 많은 양의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며, 두번재 이유는, 많은 국가들에서의 불평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1960년대와 70년대에 접어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당시의 조사 자료는 소수의 표본 자료에 근거하고 있어, 상위 1%의 소득을 정확하게 추정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상위 1%의 소득 증가 원인은 불평등의 진화에 매우 큰 역할을 담당했으며, 우리는 바로 이 지점에 대해 논의 할 것이다.


    최상위층의 소득 점유율로 구성되었던 쿠즈네츠의 방법론을 우리는 프랑스와 미국 그리고 영국 등에 최초로 확장적용 하였다. 이 작업에는 각국가별 30명 이상의 학자들로 이루어진 팀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이 작업으로부터 25개국의 20세기 전반에 걸친 소득 통계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세계 최상위 소득 자료”(WTID)에서 얻어진 결론은 소득 불평등의 역사적 진화를 엿볼 수 있는 가장 광범위한 데이터이다. 이 통계자료는 지속적으로 확장, 업데이트 되고 있으며, 다음의 사이트(http://topincomes. parisschoolofeconomics.eu/) 에서 보다 많은 연구 결과들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부의 분포에 대한 과거의 통계자료들은 조사 국가의 수가 비록 한정적이었다 할지라도, 긴 시간에 걸쳐 이와 유사한 방법론에 의해 구축외었다. 이렇게 각국의 대차대조표에 의해 수집된 선진 8개국의 소득 대비 부의 비율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변화 과정을 살펴보던 중, 우리는 한 가지 눈이 띄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이들 국가 중 일부 국가의 불평등 상황이 다시 18세기 무렵의 불평등 상황으로 회귀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 글은 소득과 부에 관한 과거 연구 결과들의 실체를 광범위하게 밝혀낼 것이며, 동시에 이에 대한 우리의 종합적인 해석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이 연구 프로그램으로부터 드러난 세 가지의 기본 사실들을 언급하는 것으로 이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불평등의 장기화에 대한 세 가지 사실


    우리는 불평등에 대한 대단히 중요한 몇 가지 사실들을 발견했다. 그것은 불평등이 시간과 공간을 모두 초월해서 발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소득의 불평등 상황이 몇몇 국가 기관이나 역사적 상황에 기인한 어떤 측수한 경우가 아닌 필연에 의한 결과라는 사실이다.



    소득 불평등


    첫째, 우리가 발견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 세기 동안의 소득 불평등의 정도가 유럽이 미국보다 더 크게 나타났었으나, 오늘날엔 미국이 보다 큰 소득 불평등 상황에 놓여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래프 상의 각 구간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글에서 우리가 중점에 두고 있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측정법은 전체 소득 대비 상위 10%의 소득 점유율이다. (그래프 1.)

    1차 세계대전 이전인 1910년대 유럽 국가들의 상위 10%가 차지하고 있던 소득은, 유럽 대륙 전체 소득 중 45~50% 정도 였다. (이 자료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그리고 스웨덴 등의 4개국의 통계 자료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상위 10%의 소득 전유율은 40%를 상회하고 있었다.


    한 세기 후인 2010년 무렵, 미국과 유럽 사이의 불평등 광계는 역전되었다. 유럽의 상위 10% 소득 점유율은 50년 사이에 약 50%에서 30%로 급락하였고, 1970년대에서 80년대를 거치며 일정 정도 상승하여, 현재는 35%대에 근접해 있다.


    즉, 유럽에서의 상위 10% 소득 점유율은 현재, 한 세기 전보다 더 작은 1/3 수준임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 대륙에서의 불평등에 대한 이같은 지속적인 감소 폭은, 세금의 증가를 고려하거나, 과세 이후의 소득을 대입하면 그 폭은 더 클 것이다. 총 조세수입과 공공지출은 1차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크게 변하여, 모든 국가의 국민소득 중 10% 미만만을 지출하였던 것에 비해, 오늘날의 선진국들은 국민소득 대비 약 30~50% 까지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금 내역과 공공지출, 이체 수수료, 측히 현물 거래 수수료 등에 대한 과세 내역이 상위 10%의 소득을 추정하는 중요한 측정 방법 중 하나였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소득 불평등의 장기발전에 집중할 것이다.


    1920년 미국의 최상위 소득 점유율은 유럽보다 낮았으나, 1920년에 정점을 기록한 후 약 20여년에 걸쳐 감소추세를 이어갔다. 1950년대에서 60년대에 이르러 약 30~35% 정도로 안정화되어, 일정 기간동안 유럽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의 최상위 소득의 비중은 1970년대 이후 전례없는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르러 약 50%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결과는 소득 집중 현상이 미국 역사상 그 어느때 보다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음으로 보여주는 지표이자, 심지어 1차대전 이전의 유럽을 능가하고 있다.



    부의 불평등


    둘째, 우리는 소득 불평등 뿐만 아니라 부의 불평등에서도 유럽과 미국 사이의 ‘불평등의 거대한 역전’을 관측했다. 즉, 상위 10% 부자들의 총 자산 쇼유율은 오늘날 미국이 유럽보다 더 많다는 것이 기정 사실이지만, 한 세기 전 유럽의 부의 불평등은 미국 보다 특히 심각했다. (그래프 2.)

    한 가지 중요하게 언급해 두어야 할 점은 소득과 부의 불평등 사이에 서로 다른 역학관계가 작동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부의 집중이 소득의 집중보다 언제나 매우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상위 10%가 차지하는 부의 비중은 60~90%인데 비해, 소득의 비중은 30~50%에 그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하위 50%가 가지고 있는 부의 비중은 항상 5% 미만 이었던 것에 비해, 소득의 비중은 일반적으로 20~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즉, 소득 기준으로 절반의 국민은 재산을 거의 소유하고 있지 않은데 비해, 일정정도의 소득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자본 이익의 집중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언제나 극단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근로소득의 불평등은 높을 수 있으나 대게 극단적이지는 않았는데, 이것은 성과주의라는 보편적인 인식틀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노동이 포함되지 않은 자본 이익의 집중이 정당한지 아닌지에 대한 문제는, 우리가 다시 과거로 회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묻는 중요한 사안 중 하나이다.


    다음으로, 미국의 재산 불평등에 대한 수준은 불평등과 달리 1차대전 이전의 유럽이 기록한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의 상위 10%가 차지하고 있는 부의 비중은 1870~90년대 사이에 70~80%를 차지했고, 1950~80년대 사이에는 60~70% 대로 떨어져, 최근 10년 동안 약 70% 대로 다시 상승하였다. 이것은 당연히, 부의 집중이 미국 역사 내에서 지속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상위 10%에 속핮 않는 사람들의 재산이 20~30%는 항상 존재해 왔음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하위 50%가 점유하고 있는 부의 비중은 언제나 무시해도 좋은 정도로 작았으므로, 남은 20~30%의 부의 비중은 가운데 있는 40%가 가치하고 있는 부의 비중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 단체들은 이것은 ‘부의 중간층’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인 미국에서의 ‘부의 중간층’은 언제나 유럽에 비해 큰 규모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에 비해, 1차대전 이전의 유럽 국가들의 부의 집중 현상은 매우 심각했다. 상위 10%가 전체 부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음으로 인해, 부의 중간층으로 생각되는 40%의 부의 비중은 하위 50%가 가지고 있는 부의 양과 다르지 않은 매우 빈곤한 상태였으므로, 사실 중간층은 존재 하지 않았다. 1914년과 1960년대 사이 유럽의 상위 10%가 점유하고 있던 부의 비중은 40% 이상 극단적으로 감소했다. 다시 말해, 현재의 ‘부의 중간층’은 유럽이 미국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부의 불평등 만을 고려한다면 오늘날의 미국은 1913년의 유럽보다 나은 수준이다. 그러나 왜 오늘날의 미국의 소득 불평등은 1913년의 유럽보다 더 심각한 수준인가? 이유는 이렇다. 현재 미국의 불평등은 과거의 ‘세습’에 의한 상류층 사회 내의 자산 집중화로, 상류층 사회 내의 근로소득이 급격하게 상승한데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1913년 유럽의 최고 소득은 대게 임대나 이자, 배당금과 같은 자본 소득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오늘날의 미국 최고 소득은 근로 소득과 자본 소득의 비율이 동일하다. 이것은 미국의 소득 불평등이 유럽과 거의 같은 수준인 것으로 비춰지지만, 불평등의 원인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소득 대비 부의 비


    이제 우리는 보다 중요한 세번째 사실을 설명 할 것이다. 소득 대비 부의 총 가치 변화, 즉 부와 소득의 비를 보면 우리는 다시 한 번 미국과 유럽 사이의 눈에 띄는 변곡점을 찾을 수 있다. (그래프 3.) 이 비율은 특전 사회 내에서 자본의 생산 집약도를 측정할 수 있는 불평등에 대한 대단히 중요한 수치이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을 포함한 모든 유럽 국가들에서 수집한 부-소득 비를 종합해보면, 지난 세기동안 확연한 U자 곡선형을 그려왔음을 볼 수 있다. 1차세계대전 이전 유럽 국가들의 사유 재산은 유럽의 총 소득의 6~7배를 차지하고 있었다. 1950년대엔 약 2~3배 정도로 급격히 하락하였으나, 이후 점차적으로 증가하여 현재는 약 5~6배 수준으로 회복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 유사한 패턴이 일본에서도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미국의 사유재산은 국민 소득 대비 5~6배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유럽이나 일본에 견줄바는 아니다.  미국의 총 소득 대비 부의 비를 보면 20세기 중반이 20세기 초와 말엽에 비해 약간 낮은 U자형 곡선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유럽에 비할바는 아니다.


    그래프 1과 3이 보여주는 두 국가 사이의 U자 곡선은 부분적으로는 유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확연히 다르다. 미국이 보여주는 소득 U자 곡선은 상류층 근로 소득의 급격한 증가에 기인한 반면, 유럽 대륙이 보여주는 소득 대비 부의 U자 곡선은 부의 급격한 증가에 기인한다. 이 것은 두 가지 뚜렸단 현상을 암시 해주고 있다. 하나는 경제학이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다른 메커니즘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선진 세계 간에 다른 무언가가 기능하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화의 증거에 대한 해석


    우리는 이제 이 데이터들이 의미하는 바와 이에 대한 교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지금까지 소개된 많은 경제학 이론들은 다양한 경제 현상들을 분석해 왔지만, 양적인 평가에 중요한 결점이 있거나, 불완전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가 수집한 자료들은 지금까지 이용할 수 있었던 기존의 데이터보다 매우 폭넓은 역사적 비교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현명한 논의를 진행해 나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앞선 그래프들이 보여주었던 부와 소득에 대한 어떤 중요한 규칙은 우리가 모르는 경제학 메커니즘이 명백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가?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은 우리는 대조 실험군 속에 있는 실용용 쥐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세계대전으로 인한 20세기의 소득과 부의 역학관계를 다시 재연할 수 없으며, 과세 제도의 점진적인 개편이나 또다른 볼셰비키 혁명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이것들은 재현될 수 없는 변인이었고, 따라서 엄격한 계량분석은 무리가 있다. 대신 우리는 어떤 과정을 시도할 수는 있다. 

     

    다음 장에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시작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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