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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할 땐 뇌과학
    2018. 8. 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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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이라는 행동은 언제나 변수가 아닌 상수로 존재한다. 오히려 그것은 어느 극단적인 선택의 한 방편이 있지 않고 간절히 바라는 희망 사항으로써 기능 한다.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언제나 동네북이 되어 조롱과 비아냥, 놀림의 대상이 되고, 각자의 편견에 맞춰 재단되어지고 규정 지어진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하나 둘 연락처를 삭제하고 차단조치를 한다. 목표는 언제나 그 시도초자 하지 못하고 좌절되거나 달성되지 못한다. 무엇하나 되지않는 실패의 연속인 루저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행운의 여신은 항상 나를 저버리고 불행의 여신 만이 나에게 미소짓고 있는것만 같다. 길거리를 걸으면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가 나를 보고 비웃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루 3리터 이상의 맥주를 일주일 연속으로 쉬지 않고 마시기도 부지기수다. 머리는 멍청하리 만큼 나쁘고, 거울을 볼때면 암울해지기만 한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겨 먹은 걸까? 나는 왜 이러고 살아있는 것일까? 온실가스만 배출할 뿐인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아닌가? 이런 쓰레기는 어떻게 처분을 해야하는 것일까?


    그러던 어느날 문득 상담센터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여 날자를 예약하고, 상담을 원하는 내용을 간단히 설명했다. 그리고 방문한 자리에서 가장 먼저 와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해 받았다. 그저 예약을 하고 그 시간에 찾아왔을 뿐인데 무엇일 고맙다는 말 일까? 상담사의 말에 따르면 예약 만하고 오지 않은 분들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커피와 사탕, 과자들이 잔뜩 올려져 있는 테이블 앞에 앉아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고, mbti와 neopas 검사를 실시하였다.


    몇일 뒤 검사결과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 찾아간 자리에서는 다시 한번 방문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 받았다. 그리고 커피와 사탕, 과자가 잔뜩 놓인 테이블 앞에 앉아 검사 결과를 하나하나 설명 받았다. 나는 ‘주관적 우울증’ 상태에 있다고 했다. 상황을 사실보다 더욱 과장하여 비관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매우 낮다는 것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고 지금 처한 상황이 나쁜 상황이 절대 아님을, 당신은 당신 스스로가 생각하는 정도의 인간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과연 그럴까? 그것은 정신승리에 도취된 자기만족이 아닌가? 그런다고 사실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 의문들을 가지며 그냥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 뿐이었다.


    성과가 있었다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뿐이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 노란색 표지의 심리학 책 한 권이 베스트 셀러가 되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우울할 땐 뇌과학’이라는 책이 그것이었다.


    저자는 지금 당신이 처한 상황과 생각들을 뇌과학을 통해, 그것은 당신 탓이 아니라 뇌 신경과 호르몬 분비가 달라져서 생기는 생리적 현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우울증이란 정신적으로 매우 안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뇌는 이를 유지하기 위한 회로를 가동하며, 이 때문에 하강나선 구조에 빠져들는 감정의 소용돌이 휘말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고는 책의 2/3에 걸처 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설득을 해 나간다. 운동을 해 보는건 어때? 헬스장에 가서 몸짱이 되라는게 아니라 그냥 바깥 바람의 쐬면서 조금 걷어 보는거야. 그것도 아니면 집안에 커튼을 걷고 밝은 곳에서 걸어보는 거야. 요가를 해보는건 어때? 아니면 목표를 세워보는 거야.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시도해 볼 수 있는 작은 일들 하나하나 부터말야. 잠은 잘 자고 있어? 항상 자는 시간을 같게하고 수면 일기를 써보는건 어때? 잘때는 작은 LED 불빛도 없는 완전한 어둠을 만들어 보도록 해. 그리고 언제나 감사한 일들을 생각해봐. 누군가에게 선행을 한 일을 떠올려보거나,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일을 떠올려봐. 운동을 하는건 정말 많은 도움이 되!!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느낀 감정을 저자가 간파 하기도 한듯이 마지막에 이런 말을 쓰면서 이 책을 마무리 한다.


    “축하드린다. 이제 이 책의 끝에 도달했다.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더라도 이미 당신은 몇 가지 신경과학적 혜택을 거두었다. 당신의 뇌는 이 문장을 읽고 있는 지금도 책 읽기가 끝나기를 기대하며 도파민을 분비하고 있다. 다 읽고 책을 덮으면 도파민을 또 한 번 뿜어내 세상 밖으로 나가도록 당신의 등을 떠밀어줄 것이다.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한 이야기들이 회복으로 향한 새로운 길을 닦았기를, 아니면 적어도 조금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당장은 달라질 게 없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이미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만으로도 중요한 회로들이 활성화됐다. 믿든 안 믿든 당신의 상승나선은 지금 막 시작되었다.”


    속는 샘 치고 한번 믿어보자.



    우울할 땐 뇌과학 - 8점
    앨릭스 코브 지음, 정지인 옮김/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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