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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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찮은 철학자가 우주산책을 할 때책 2022. 4. 24. 14:02
가끔 과학의 일부 개념 혹은 현상을 인문학적으로 확대 해석하려는 시도들을 보곤 한다. 과학철학자들의 일부 저술들에 포함된 개념으로 저널리즘 방법론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나, 최신 양자역학 이론이 허용하는 다중 우주의 개념을 유신론으로 해석하려는 시도 등이 그렇다. 을 저술한 김성환 교수는, 책의 머릿말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17세기 자연 철학은 자연 변증법 때문에 관심이 싹텄다. 1980년대 한국 사회와 학계에 마르크스가 나타났다. 피가 끓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철학 연구자는 마르크스의 사회 철학에 몰렸다. 나는 다른 길을 찾았다. 자연 변증법이 보였다. 그러나 너무 낡았다. 제대로 뜯어 고치려면 과학을 알아야 했다. 과학의 역사부터 공부했다. 새 자연 변증법을 만드는 게 목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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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의 철학 ; 뒤늦은 만남책 2017. 11. 12. 21:25
난 어쩌다 물리학을 공부하게 된 것일까? 과학에 최초로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어릴적 서점에서 스치듯이 만난 칼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물리학에 본격적인 흥미를 갖게된 계기를 준것은 아니었다. 돌이켜 보면 물리학에 본격적인 흥미를 가지고 앞으로 물리학자가 되겠다는 잘못된 꿈을 꾸게 된 계기 역시 한 권의 책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물리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봤을 이 책에는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있는 초끈이론에 대한 희망찬 이야기들로 가득차있다. 그 희망이 이제는 한숨으로 변해 있다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당시 그의 책을 접했을 때엔 분명, 현대 물리학에 대한 흥미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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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토론회를 시도하며잡설 2017. 9. 24. 07:25
저녁 식사 후 친구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던 어느날 저녁 날, 가벼운 잡담 속에서 책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오자 머릿속에서 ‘독서 토론회’라는 단어가 순간 스쳐 지나갔다. 오랫동안 이 단어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 순간, 운영 방법과 계획, 책 목록, 홍보 방법, 홍보물 디자인 까지를 일순간에 그리고 나도 모르게 쏟아 내고 있었다. 마주 앉은 친구는 가벼운 잡담 속에서 이렇게 진지한 반응을 보이니 진담인지 농담인지 헷갈려 하며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한참 동안 열변을 토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그냥 한 번 해보기로 결심하고 동참하게 되었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그리고 급작스럽게 교내에서 독서 토론회 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떤 주제에 관한 책을 읽고 서로의 의견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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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또한 철학자이다과학 2015. 6. 3. 16:47
편집자 노트 : 측정과 실험으로 자연의 궁극적인 실체를 명명백백히 밝힐 수 있는가? 철학은 현대물리학이 이룩한 성취로 인해 더 이상 쓸모 없어 지고 있는가? 현대 이론 물리학자들을 지배하고 있는 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과학의 경계선과 자연의 법칙에 대한 과학과 철학 사이의 오래된 분쟁을 본지와 함께 다루었던 빅터 스텐저가 지난해 8월, 7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다. 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이 글은 앞선 질문들에 대한 장엄한 논의와 더불어, 과학과 철학 사이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물리학자들이 우주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을 당시 스텐저는, 그들 역시 수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위대한 철학적 전통에 몸을 담그게 된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거두절미하고 스텐저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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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론과 반실재론을 이야기하며과학 2014. 4. 15. 16:14
01 “명색이 종합대학인데 정원 미달이라니….”“원전이 문제로구나….” ‘똑똑’ 실험실 책상 넘어로 들러오는 노크 소리에 긴장 한 것도 잠시, 문이 열리며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나는 다시 모니터 화면을 응시한다. “뭐하냐” 왠지 모를 한심한 눈빛과 표정으로 안부를 묻는 친구를 무시하며 나도 모를 하소연을 늘여 놓는다. “원전에 대졸 이상의 전문 숙련 노동자 수가 적어서 폭발 위기에 쳐해있어. 그런데 시내 대학은 정원 미달이고 그나마 있는 졸업자들도 컴퓨터 회사나 반도체 회사에 들어가서 인력난이 심각해. 전력 수요를 감당 못해서 원전을 버릴 수도 없고, 유지도 안되고, 이렇게 되면 3년마다 재건설 해줘야 하는데 그러면 시 재정이 부담이 많이 되는 구만. 옆에 베드타운을 하나 만들어야겠어” “심시티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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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철학자가 진짜 철학자다책 2013. 12. 16. 07:00
여기 이상한 파이프 그림이 하나있다. 르네 마그리드가 그린 이 파이프 그림에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짤막한 문구가 한 줄 적혀있다. 파이프를 그린 그림에 파이프가 아니라는 이 언명은 곧, 그의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당혹감과 의아함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다. 그는 왜 자신의 파이프 그림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님을 역설 했을까? 그는 이 역설적인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자 그리고 말하고자 한 것일까? 마그리드가 말하고자 한 것은 하나의 언어로 정의 되면서 발생하는 개념의 배제와 분리의 비판이었다. 그가 그린 그 파이프는 1차 대전 당시 전쟁에 참전한 세 아들들의 전사자 통보를 기다리며 피웠던 비운과 슬픔에 가득찬 파이프였다. 그러나 그림으로부터 나타나는 이 파이프의 모습은 그 어떠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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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유사과학의 경계과학 2013. 12. 13. 22:41
01 몇 달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교수와 당시 진행 중인 실험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이 실험에 관한 내용이 아닌 개별적으로 쓰고싶은 논문 주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자 그 교수는 어떤 주제의 논문인지는 묻지 않고 최근에 받았던 이메일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얼마전에 이메일을 한 통 받았는데 자신이 지금까지의 물리학 이론을 뒤엎는 새로운 이론을 발견해 냈으며, 이 이론으로 기존의 물리학에 새로운 혁신을 가지고 올 것이라는 류의 내용이었다고 한다. 난 과학철학에 관한 주제의 논문을 의미했기에 이 이야기는 당황스럽고 또 불쾌하기까지 했으나 금세 잊혀졌던 일이었다. 그러다 얼마전 친구가 조심스럽게 들려준 이야기에서 잊혀졌던 그때의 그 일이 다시 떠올랐다. 기존의 물리학 이론을 뒤엎는 혁신적인 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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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 이분법에 의한 동일성 논리 비판사념 2011. 6. 22. 21:47
사유의 형성인간의 인간다움을 만드는 기준은 무엇인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서로 다른 타자가 아닌 동일한 하나의 주체로서 인식되며 동시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만일 어제의 나의 기억이 오늘의 나와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오늘의 사유와 판단이 내일의 판단과 다르다면 '나'라는 주체는 더 이상 동일한 하나의 주체로써 인식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기억이 모두 동일 하다면 비로소 하나의 동일한 주체로써, 하나의 '나'로써의 동질성을 부여할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나에 대한 주체성을 유지하고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는 다름 아닌 기억임을 의미하고 있다.인간의 인간다움을 만드는 기억의 근원, 사유와 판단의 근원이자, 동질성, 기억을 바탕으로 구축된 인간 지성의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