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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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습잡설 2022. 1. 14. 20:36
잘 쓴 글과 그렇지 못한 글을 평가하는 기준은 대단히 주관적이다. 어려운 말과 단어들로 구성된 복잡하고 난해한 글을 좋은 글이라 평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는 글을 좋은 글이라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나에게 있어 쓰고 싶은 글 혹은 닮고 싶은 글은 언제나 전자였다. 어려운 용어들을 섞는 것이 세련돼 보였고, 난해한 문장을 구사하는 것이 지적이게 보였던 탓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머리를 싸매고 읽어야만 하는 난해한 책들을 읽으며,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질책하기도 하고, 또 그런 문장을 흉내 내어 글을 써보기도 했다. 처음 좋은 글에 대한 인식이 그러했기에, 내가 쓰는 문장들은 언제나 길고 장황했다. 한 문장이 세줄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고, 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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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집착할 때잡설 2018. 9. 6. 15:35
참 이상한 일이다. 누군가 시키지도 않았고, 기다리지도 않고, 찾지도 않으며, 읽지도 않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블로그에 글을 써야한다는 이상한 집착에 빠지는 일 말이다. 정제되지 않은 생각들이 구름처럼 흩뿌려져 있음에도 그것을 완성된 글로 써내려 가야만 한다거나, 읽었던 책들에 대한 서평을 빼놓지 않고 모두 써야만 한다거나, 어떤 핵심적 담론을 서술 해야만 한다는 집착과 압박에 가끔씩 사로잡힌다. 독서량과 필력과 지력의 부족함을 망각하고 이 강박에 휘말려들면 누군가의 글과 문장을 그대로 표절하거나 괴변만을 늘어놓고 모호한 논리를 읊조리는 오물만 배설하게 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매번 이 하찮은 집착에 빠지고 또 빠진다. 깜박이는 커서를 보며 글에 대한 이런 하찮은 고민과 허기가 차 들때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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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가 투명하는 모습?잡설 2018. 8. 17. 02:00
이 블로그를 제3자가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 문득 이런 궁금증이 생겼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무지개 빛깔을 드러내고, 홀로그램 렌즈를 통과한 레이저가 멋진 환영을 투영해 내는 것 처럼, 이 블로그 역시 어떠한 형상을 투영해 낼 것이다. 선택한 글의 주제와 글의 전개 방식, 글의 호흡, 템포, 맥락, 태도 그리고 빈번히 발견되는 수 많은 오탈자들과, 사용하는 어휘, 자주 인용하는 문장, 저서, 저자 등에 이르기까지, 이 블로그의 특징과 성격 그리고 그 주인을 투영해 내기에 재료는 이미 충분한것 같다. 중이 제머리는 못깍듯이, 이 재료들을 스스로가 보고 객관화 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객관화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꾸준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는, 변방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