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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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언론보도를 짝지으려는 시도책 2018. 8. 23. 00:52
종종 소비사회라고 부르기도 하고, 기 드보르처럼 이미지 사회나 스팩트럼 사회라 부르기도 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은, 다양하게 명명되어 투영된 그 이름들처럼, 하나로 명기되기 힘든, 사회적 총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은 채 유지되는 다층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사회는 그렇게, 소비사회가 그려낸 진단처럼 상품 소비의 현실에서 노동의 진실을 가리고, 자본에 의해 가치를 양화하여 환원함으로서 개인을 하나의 캡슐로 가두어 버리기도 하고, 이미지 사회가 그려낸 진단처럼 파편화된 영역들로 가로막혀 감추어진 총체적인 사회적 경험의 획득은 이미지의 매개를 통해서 가능해 져버렸다. 그렇게 현대 사회는 대상과 실체, 드러나는 현상과 진실이 그 어느때 보다 서로 아주 멀리 떨어져 버린 간극의 시대가 되어 버리고 만것이다.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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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의 철학 ; 뒤늦은 만남책 2017. 11. 12. 21:25
난 어쩌다 물리학을 공부하게 된 것일까? 과학에 최초로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어릴적 서점에서 스치듯이 만난 칼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물리학에 본격적인 흥미를 갖게된 계기를 준것은 아니었다. 돌이켜 보면 물리학에 본격적인 흥미를 가지고 앞으로 물리학자가 되겠다는 잘못된 꿈을 꾸게 된 계기 역시 한 권의 책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물리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봤을 이 책에는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있는 초끈이론에 대한 희망찬 이야기들로 가득차있다. 그 희망이 이제는 한숨으로 변해 있다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당시 그의 책을 접했을 때엔 분명, 현대 물리학에 대한 흥미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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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토론회를 시도하며잡설 2017. 9. 24. 07:25
저녁 식사 후 친구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던 어느날 저녁 날, 가벼운 잡담 속에서 책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오자 머릿속에서 ‘독서 토론회’라는 단어가 순간 스쳐 지나갔다. 오랫동안 이 단어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 순간, 운영 방법과 계획, 책 목록, 홍보 방법, 홍보물 디자인 까지를 일순간에 그리고 나도 모르게 쏟아 내고 있었다. 마주 앉은 친구는 가벼운 잡담 속에서 이렇게 진지한 반응을 보이니 진담인지 농담인지 헷갈려 하며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한참 동안 열변을 토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그냥 한 번 해보기로 결심하고 동참하게 되었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그리고 급작스럽게 교내에서 독서 토론회 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떤 주제에 관한 책을 읽고 서로의 의견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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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론과 반실재론을 이야기하며과학 2014. 4. 15. 16:14
01 “명색이 종합대학인데 정원 미달이라니….”“원전이 문제로구나….” ‘똑똑’ 실험실 책상 넘어로 들러오는 노크 소리에 긴장 한 것도 잠시, 문이 열리며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나는 다시 모니터 화면을 응시한다. “뭐하냐” 왠지 모를 한심한 눈빛과 표정으로 안부를 묻는 친구를 무시하며 나도 모를 하소연을 늘여 놓는다. “원전에 대졸 이상의 전문 숙련 노동자 수가 적어서 폭발 위기에 쳐해있어. 그런데 시내 대학은 정원 미달이고 그나마 있는 졸업자들도 컴퓨터 회사나 반도체 회사에 들어가서 인력난이 심각해. 전력 수요를 감당 못해서 원전을 버릴 수도 없고, 유지도 안되고, 이렇게 되면 3년마다 재건설 해줘야 하는데 그러면 시 재정이 부담이 많이 되는 구만. 옆에 베드타운을 하나 만들어야겠어” “심시티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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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유사과학의 경계과학 2013. 12. 13. 22:41
01 몇 달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교수와 당시 진행 중인 실험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이 실험에 관한 내용이 아닌 개별적으로 쓰고싶은 논문 주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자 그 교수는 어떤 주제의 논문인지는 묻지 않고 최근에 받았던 이메일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얼마전에 이메일을 한 통 받았는데 자신이 지금까지의 물리학 이론을 뒤엎는 새로운 이론을 발견해 냈으며, 이 이론으로 기존의 물리학에 새로운 혁신을 가지고 올 것이라는 류의 내용이었다고 한다. 난 과학철학에 관한 주제의 논문을 의미했기에 이 이야기는 당황스럽고 또 불쾌하기까지 했으나 금세 잊혀졌던 일이었다. 그러다 얼마전 친구가 조심스럽게 들려준 이야기에서 잊혀졌던 그때의 그 일이 다시 떠올랐다. 기존의 물리학 이론을 뒤엎는 혁신적인 새 ..